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1월호(통권 26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이사장 최승재, 이하 콘텐츠조합)은 지난 12월 17일, 서울역 광장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 제임스, 이하 한국MS)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약 1,000명(주최측 추산 1,500명)의 PC방 업주들이 참석해 심각성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24시간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PC방 업주들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1,000명이 모이는 일은 흔하지 않다. 과거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찬근, 이하 인문협)에서 PC방 등록제 시행을 앞두고 개최한 ‘자유업 수호’ 집회 이후 업계 최대 규모 집회다.

   

MS 윈도우 사태, 그동안 어떤 일 있었나?
이날 집회는 MS 윈도우 사태에 대한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콘텐츠조합은 지난 2002년 당시 PC방에 공급되었던 윈도우 홈에디션 제품에서부터 최근 PC방에 판매되고 있는 윈도우 8 패키지 상품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콘텐츠조합에 따르면 갈등의 시작은 2010년 9월부터다. 당시 한국MS가 렌탈 라이선스를 도입하면서 PC방에 공문을 발송하고 기존에 판매되었던 윈도우 홈에디션 제품까지 불법 사용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검찰에서 최종 불기소 처분을 받은 내용도 소개했다.

또한 2012년 11월에는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차원에서 윈도우 8 출시 이후 합리적인 가격과 정책으로 윈도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하던 중 사전 통보 없이 PC방에 공문을 발송하고 가격도 28만 원 상당으 로 책정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MS 본사, 한국MS, 정부를 향한 성명서 발표
아울러 이날 집회에서는 MS 본사와 한국MS, 대한민국 정부를 향한 성명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성명서의 내용에는 불합리한 PC방 정책을 시행한 한국MS의 주요 임원진 및 직원들의 교체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먼저 콘텐츠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MS 본사에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한국MS의 김제임스를 포한한 모든 직원 교체하라고 요구했고, 한국MS도 MS 본사처럼 도덕적이고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한국MS에게는 강매행위를 중단하고 정품 사용을 권장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 사용권 계약과 관련해 일방적 주장을 철회하고 한국의 계약 안정성을 준수할 것, 한국MS의 대표 김제임스의 사퇴 및 투명하고 합리적인 가격과 정책 추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한국 정부에게는 정부부처 등에서 윈도우가 탑재된 PC를 납품받는 특혜의 중단, 한국MS의 독점 남용에 대한 강력한 제재, 독점 해소를 위한 국가적 계획 수립, 규제 강화를 통한 소상공인 보호 등을 요구하면서 관리 감독의 책임을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대의식 확인한 집회, 단체별 지원 약속

   

특히 이날 집회에서 주목할 점은 타 단체와의 연대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김경배 회장은 이날 자리에 참석해 700만 소상공인과 MS 윈도우 사태를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기업의 대표적인 불공정행위로 인식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뿐 아니라 250여 개 NGO 로 이루어진 법률소비자연맹총본부, 참여연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금융소비자협회는 물론, 다른 업종의 대표 단체장들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PC방 업계의 윈도우 사태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더불어 인문협 심재학 전부회장도 참석해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PC방 업주들의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다. 심재학 전부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이번 사태는 인문협, 콘텐츠조합, PC방 커뮤니티를 비롯해 PC방 관련 산업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연대의식을 통한 통합을 강조했다. 심재학 전부회장은 차기 인문협 회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제2, 제3의 ‘MS 규탄 집회’ 가능성 높아
이날 집회에서 PC방 업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시간은 윈도우 사태로 인해 폐업을 단행한 PC방 업주들의 호소력 있는 연설, PC 본체와 기존에 구매했던 정품CD 등을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 투쟁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진행된 삭발식 등이었다.

윈도우 사태로 폐업을 단행했다고 밝힌 PC방 업주들은 이날 집회에 참석해 폐업 신고서와 윈도우 제품을 손으로 찢는 퍼포먼스를 단행했고, PC 본체와 주변기기를 망치로 파손할 당시에는 집회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언론 기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콘텐츠조합 최승재 이사장은 이번 집회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 이사장은 “PC방 업계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다음번 집회에서는 이 보다 많은 인원이 모여 한국MS 앞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MS에서는 콘텐츠조합의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윈도우 사태가 쉽사리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콘텐츠조합이 주도하는 ‘MS 규탄 집회’가 또 다시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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