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알바 구인난 대응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해 보인다.

가을 비수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알바 구인난도 심화되고 있다. 구인난이 심해지면 PC방 업주들 중에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구인은 여전히 쉽지 않다.

과거의 구인난은 가을과 함께 2학기를 시작하는 대학교 학사 일정 때문에 대학생들이 학업에 복귀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대학생이 배제되었기 때문에 구인난이 심화되는 구조였다.

반면, 요즘 대학생들은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사례가 많고,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휴학 상태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포탈사이트에서는 이런 젊은이들의 구직활동이 활발하다.

그렇다면 PC방의 아르바이트 구인난이 완화되어야 할 터인데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아르바이트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PC방 비수기 구인난의 양상이 달라진 원인으로 먹거리를 꼽고 있다. PC방 아르바이트 근무자의 업무에 간편식 조리가 크게 늘었고, 알바생의 업무부담 역시 덩달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기존 대비 일이 많아진 실정을 아르바이트 구직자들이 잘 알게 되면서 PC방 아르바이트가 가진 매력이 줄어든 것이라 풀이한다.

실제로 알바생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게시물들을 보면 이런 실태와 분위기가 파악된다. PC방 알바생의 근무형태가 단순히 카운터를 지키고 있는 일이 아니라 음식을 조리하는 것은 물론 서빙까지 해야 하고, 손님이 몰리는 피크시간대는 정신없이 바쁘다는 후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준생 A씨(28세)는 “옛날에는 PC방에 가면 아르바이트 근무자에게서 독서실 총무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시험 준비하면서 용돈이라도 벌어보려고 면접보러 갔다가 수많은 손님들 사이에서 음식 서빙하는 알바생을 보고 생각을 접었다”라고 경험을 전했다. 쉬운 일인 줄 알고 갔는데 이제껏 해본 적 없는 음식을 조리해야 해서 당황했다는 얘기다.

PC방 업주들 중에서도 먹거리 상품의 비중 증가가 알바 구인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PC방 업주 B씨(46세)는 “2년 전에 먹거리를 늘려 카페형 PC방으로 전환했는데, 알바생들이 힘들다며 한 달도 안 돼 모두 그만둔 적이 있다. 장기 근무하는 알바생 비율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알바생들이 근무 교대하는 시간에 1시간 30분 정도 상품 주문을 막아놨다. 피크시간에는 인수인계나 좌석 정리만으로도 바쁘기 때문에 알바생들의 업무부담을 줄였다. 근데도 사람 구하기 힘든 건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PC방 부가 수익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먹거리가 경우에 따라서는 구인난을 야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먹거리에 대한 매장마다의 고민이 수익과 구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