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에닉스에서 <파이널판타지14>의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요시다 나오키 PD가 한국을 찾았다. <파이널판타지14>는 대규모 업데이트 4.0 버전을 통해 PC방 순위 반등을 노리는 한편, 오는 10월 21일에는 ‘서울 팬페스티벌’을 개최해 고조된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Q. 글로벌 버전과 한국 버전은 빌드 적용 시기가 다른데, 이 격차를 줄일 수는 없나?
A. ‘신생 에로르제아’ 글로벌 버전이 2013년 8월이었고, 한국 버전은 2015년 8월이었다. 무려 2년의 격차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홍련의 해방자’ 글로벌 버전은 2017년 6월이었고, 한국은 연내 출시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다만 한국 현지화 과정에서 텍스트 번역과 보이스 녹음 등을 완전히 새롭게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한국은 PC방이라는 특수한 영역까지도 고려한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약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다. 역량을 총동원해 최대한 빠르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Q. 한국 서비스의 지난 2년을 총평한다면?
A. 한국 서비스를 결정하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났다. 이 시간 동안 한국을 포함해 MMORPG의 위세가 급격하게 약해졌다. 조금 더 일찍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가 변한다고 해도 <파판14>의 게임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믿고 지금까지 달려왔고, 팬들의 성원으로 ‘서울 팬페스티벌’ 개최라는 성과가 나온 것이라 뿌듯하다.

개인적으로 한국 서비스를 하면서 기뻤던 점은 론칭 자리에서 팬들에게 “인게임 영상을 스킵하지 말고 즐겨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유저들 사이에 이런 문화가 자리잡은 것이다. 또한 아무리 위축된 시장이라도 <파판14>를 어린 게이머, 신규 게이머에게 어필하고 싶다.

Q. <파판14>는 PC방 유저의 버프 효과 일부가 파티원에게도 적용되는 혜택을 선보였다. PC방 유저를 특별하게 만든 혁신적 발상이었다. <파판14> PC방 혜택에 대한 스퀘어에닉스의 평가는 어떤가?
A. 회사 내부적으로는 PC방 혜택을 강화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PC방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유저를 확보해야 한다. 신규 유저를 <파판14>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PC방 혜택은 일반 유저들의 의구심을 자아낸다. PC방 유저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싶지만 동시에 신규 유저를 확보해야 한다. 이런 미묘한 밸런스가 한국 서비스의 어려운 부분이다.

Q. 한국을 포함해 해외에서도 MMORPG는 약세다.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의 게임이 강세다. <파판14>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A. MMORPG가 약세라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MMORPG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또 <파판14>는 이미 한 차례 부활한 경험도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있다.

시장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기존보다 짧은 시간 내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의식적으로 개발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런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서 <파판14>의 모든 콘텐츠를 이렇게 바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Q. ‘홍련의 해방자’ 글로벌 업데이트에서 서버 문제가 불거졌다.
A. 당시 발생한 서버 문제는 ‘콘텐츠 파인더’라고 매칭 전용 서버에서 말썽이 생긴 것이다. 당연히 한국 업데이트에서는 버그를 모두 수정해서 적용할 예정이다. 대규모 업데이트라 유저들이 몰릴 수 있으니 로그인 컨트롤을 면밀히 할 것이고 행여나 대기열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양해 부탁드린다.

Q. 한국에서 ‘메갈리아’ 이슈가 터졌다. 수장으로서 입장은 어떤가?
A. 수장으로써의 입장은 한국 운영팀을 통해 이미 발표를 했지만 글로벌 및 한/중/일 포함 <파판14>는 특정 사상과 세력을 절대 옹호하지 않는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번 ‘메갈리아’ 이슈에서 중요한 점은 유저 사이에서 벌어진 언쟁이 주변 게이머들에게 불쾌감을 조성했고, 운영팀이 이를 서둘러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조사와 검토 없이 당사자와 주변 사람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계정 정지’를 내린 것이다. 운영 규칙에 따라 경고를 줘야 할 일이었다.

이후 계정 정지를 철회하고 제재 수위를 조정했지만 문제의 유저 한 명이 SNS에 ‘내가 이겼다’는 식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바람에 문제가 확대 재생산되었다. 또 운영팀의 공지사항도 일부만 크롭돼 인터넷에 퍼지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운영팀의 실수가 있었다면 초동 대처를 너무 급하게 일괄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일반 유저들에게도 불쾌감을 주는 상황을 해결하려는 행동력 자체는 높게 평가한다.

<파판14>의 기본적인 바람은 현실의 사상이나 정치와 관계없이 게임을 즐겨달라는 것뿐이다.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폭언이나 욕설로 불쾌하게 만들 생각이라면 <파판14>를 떠나달라. 이것의 우리의 단순한 방침이다.

Q. 해외에서도 이런 이슈가 있었나?
A. 해외에서 남녀 갑옷 노출도 같은 것 정도가 북미 포럼에서 논쟁이 있기도 했다. 한국처럼 욕설이 오가는 싸움이 아니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 토론이었다. “게임이니까 상관 없다” “섹시해서 좋다” “강해보이도록 바꿔야 한다” 등등. 당시 개발팀에서도 많이 배웠다.

Q. 팬페스티벌을 앞두고 소감을 전한다면?
A.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운영팀 피땀으로 준비된 팬페스티벌에 설렌다. 매번 팬페스티벌은 다음을 기대하지 않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 4.0 업데이트 ‘홍련의 해방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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