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이 지난 15일 PC방 등 사업장을 위한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게임을 서비스 중인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로 군림하고 있는 스팀(Steam)의 이번 PC방 서비스 발표는 그동안 목말랐던 게임 콘텐츠에 대한 PC방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팀 사업장 라이선스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으로 공개된 스팀의 상업용 서비스 모델은 고객에게 스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

PC방을 비롯해 소매점, 커피숍, 학교, 도서관, 병원, 극장, 항공기, 버스, 기차, 지하철 등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밸브는 비영리, 공공시설, 자영업, 파트너십, 유한 책임 회사, 기업으로 등록되어 있거나, 등록 번호가 있는 조직 또는 단체여야만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특히 한국에서 PC를 영리목적으로 설치·운영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과 복합유통게임제공업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사실상 PC방만이 유일하게 영리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셈이다.

위의 조건에 만족한다면 밸브사의 파트너십 프로그램 스팀웍스(Steamworks)에 사업자 계정부터 가입해야 한다. 그런 다음 PC방 내에 라이선스용 서버 PC를 구축하고 ‘사업장 서버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이렇게 라이선스 서버 PC 세팅이 완료되면, PC방 내부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클라이언트 PC에서 사업장 라이선스가 보유한 모든 스팀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고객은 PC방에서 자신의 스팀 아이디를 이용해 접속하더라도 PC방에서 제공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무료 게임은 별도의 비용 없이 전 좌석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유료 게임은 결제를 통해 사업장 이용이 허가된 제품이라야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사업장용으로 허가된 라이선스는 구매한 게임의 라이선스 개수에 따라 서비스가 가능하다. 가령 특정 게임 10개를 구입했다면 10명까지만 동시 사용이 가능하고 초과하면 이용이 제한되는 식이다. 기존에 PC방이 서비스 하던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워크래프트3> 등에서 사용된 CD-Key 체인저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스팀 PC방 서비스의 성패를 가릴 상업용 게임 콘텐츠의 종류는 서비스 발표가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다소 빈약한 편이다. 밸브는 각 개발사가 상업용으로 판매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한 상황이지만, 당장은 참여사가 많지 않다. 현재 <월드오브워십> 등의 ‘프리 투 플레이’ 방식 무료 게임이나 <도타2>, <레프트포데드2>, <팀포트리스2> 등의 밸브사가 자체 개발한 타이틀이 상업용으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의 유례없는 PC방 흥행이라는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에 향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개발사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게임 대량 구매에 따르는 할인 혜택 등도 준비되고 있어 온라인게임 대비 경제적인 부담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스팀의 사업장 서비스는 PC방에 게임 콘텐츠 확충의 포문을 열 제대로 된 스토어 플랫폼의 첫 등장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iOS의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진영의 ‘구글플레이’와 같이 다양한 게임 개발사들이 포괄적으로 PC방에 서비스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출시가 더딘 온라인 게임 의존도가 높아 콘텐츠 목마름에 시름하던 PC방에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플랫폼이 생겼다는 점은 매우 환영할만하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인기작을 내걸은 게임 개발사가 없다는 것과 해외(ESRB)와 기준이 다른 국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이용등급 문제 등은 서비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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