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PC방 점유율을 유지해온 인텔 CPU의 가격 폭등으로 인해 AMD 라이젠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AMD 프로세서는 부족한 성능을 상쇄할만한 가격적인 장점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된 라이젠 이후 성능 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고, 라이젠 2세대는 인텔과의 성능 격차를 더욱 좁히며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2세대 라이젠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는 인텔과는 정반대로 충분한 물량 공급을 통한 가격 안정화 정책을 펼치며 꾸준히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PC방을 대상으로는 라이젠 5 2600에 레이스 맥스 쿨러를 번들로 제공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굿 캠페인’을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가성비 모델인 ‘라이젠 5 2600’은 제쳐두고 인텔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최상위 ‘라이젠 7 2700X’를 전 좌석에 도입한 PC방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메인 PC방의 이야기다. 여느 PC방들과는 다르게 2700X를 선택한 이유와 실제 사용 소감 등을 듣고자 매장을 직접 찾았다.

130대 규모의 메인 PC방은 업계 7년차 경력의 송정학 사장이 운영하는 매장이다. 전 좌석에 8코어 16쓰레드 구성의 라이젠 7 2700X를 도입한 것은 인텔의 가격 폭등이 시작되기 직전으로 가격적인 면에서 그다지 유리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젠을 선택한 것은 송 사장의 운영 철학에 기인한다.

송 사장은 “식당의 친절과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식당 본연의 목적인 음식의 맛보다 중요하지는 않은 것처럼, PC방도 기본이 되는 시스템 사양을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메인 PC방은 약 1년 6개월마다 PC 업그레이드를 단행한다고 밝혔는데, 마침 인터뷰를 위해 방문했던 날도 기존보다 더욱 높은 클럭의 메모리로 교체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업그레이드 전에도 인텔의 6세대 코어 i5-6600 프로세서를 사용했다는 메인 PC방은 165Hz 및 240Hz 게이밍 모니터를 대거 도입하고 전 좌석에 로딩이 빠른 SSD까지 설치했을 정도로 고객들이 느낄 PC의 체감 성능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 라이젠 7 2700X를 선택한 이유 역시 이 같은 생각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바탕화면 런처와 PC방 관리프로그램 등 각종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PC방 시스템의 특성상 프로세서 비중이 크다고 느낀 송 사장은 PC 게임과 함께 스마트폰 게임이나 인터넷 방송 시청, 웹서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즐기는 게이머가 늘어남에 따라 점차 멀티 코어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라이젠 7 2700X를 골랐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흥행작 <배틀그라운드>나 블리자드의 배틀넷을 통해 서비스되는 신작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처럼 PC방에서도 멀티코어 활용도가 높은 신작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늘고 있는데, 이런 점도 송 사장이 라이젠 7 2700X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남들은 가성비 모델로만 치부하는 라이젠 프로세서를 성능까지 따져보고 골랐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메인 PC방은 전 좌석 PC의 메모리도 오버클럭해 사용하고 있었는데, 4코어 단위의 CCX 두 개를 잇는 라이젠 프로세서의 인피니티 패브릭이 시스템이 메모리 클럭과 동기화되는 관계로, 클럭이 낮은 메모리 사용 시 데이터 병목 현상이 발생해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라이젠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오버클럭을 적용해 사용하고 있었다.

실제로 국내외 벤치마크를 통해 2133MHz 메모리와 2933MHz 메모리 간에는 유의미한 성능차이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는데, 송 사장 역시 체감 효과가 10% 이상 난다며 라이젠의 기본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메모리를 오버클럭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했다.

이렇게 세팅한 라이젠 7 2700X 시스템의 고객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고 한다. 성인 고객 비율이 7할일 정도로 높은 메인 PC방은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점유율 5위를 차지할 정도로 고사양 게임 점유율이 높다. 또한 <배틀그라운드> 등 다른 게임에서도 만족스럽다는 고객들이 많아 업그레이드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송 사장은 최상위 2700X에서만 제공되는 레이쓰 프리즘 쿨러의 튜닝 효과와 대원CTS를 통한 신속·정확한 사후 서비스에도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다만 레이쓰 프리즘 쿨러의 경우 시스템 책상을 사용하는 메인 PC방의 환경상 고객들에게 대놓고 보여주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송 사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AMD 라이젠을 도입하면서 여느 PC방 업주들처럼 심각한 발열이나 부족한 성능, 낮은 중고가 등을 우려했지만 실제로 운영해 보니 우려와 달리 만족스러웠다”고 말했으며, 꾸준히 사양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매장을 찾아주는 고객들에게 받은 것의 일부를 돌려준다는 마음으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달라진 PC 사양에 만족하는 고객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업그레이드한다고 당장 내일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지만, 꾸준히 롱런하는 힘이 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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