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A씨(44세)는 최근 <배틀그라운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언젠가부터 <배틀그라운드>만 플레이하면 튕긴다는 손님들의 볼멘소리가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A씨가 고생하는 사이 매장 순위 1위에 빛나던 <배틀그라운드> 점유율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PC 가동률과 매출도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원인은 알 수가 없었다. 노하드솔루션 업체에 전화를 걸어 달달 볶아도 보고, CPU와 그래픽카드를 교체해 보고, PC 시스템을 공부해가며 설정을 수없이 바꿔도 봤지만 비정상 종료 현상은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의 원인이 엉뚱하게도 마우스였기 때문이다. A씨는 <배틀그라운드> 게이머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고 있던 매크로 마우스를 들여놨는데 알고보니 이게 문제의 원흉이었다.

해당 마우스는 매크로를 통해 격발 시 반동을 표현한 에임 진동을 제거하는 기능을 탑재해 주목을 받았는데, 펍지주식회사 측에서는 이런 마우스를 게임의 공정성을 해치는 핵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매장 내 모든 마우스가 핵 프로그램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간헐적으로 나타났던 비정상 종료 현상도 <배틀그라운드> 서버에서 핵을 감지해 게이머를 제재한 결과였던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PC방 업주들의 문의가 줄을 잇자 PC방 홈페이지를 통해 반동제어 매크로 마우스는 비정상 플레이로 간주한다고 공지하고,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일반적인 마우스로 교체해주시길 당부하기도 했다.

해당 마우스는 로지텍과 매우 유사한 외형이라는 점에서 혼동할 수 있으니 PC방 업주들은 마우스 구입 시 주의가 당부된다.

한편,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마우스 업체는 과거 블리자드의 유명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호드 문장을 차용한 CI를 사용했던 사실도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PC방 업주들은 “모양은 로지텍, 로고는 블리자드, 기능은 배그 핵”, “고심해 구입한 마우스가 사실은 핵”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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