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4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매립형 시스템 책상은 최근 대부분의 PC방에서 만나볼 수 있을 만큼 널리 보급돼 있다. PC방 업계에 첫 도입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PC 수납장과 책상 및 책장을 일체화해 공간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수십 년도 넘게 오래전부터 고민돼 왔다.

이러한 매립형 시스템 책상은 PC방에서 공간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선호됐으나 ‘PC 발열’이라는 당면과제 앞에 번번이 좌절되곤 했다. 매립형 시스템 책상이 PC방 환경에서 요구하는 발열 해소 수준에 부합된 것은 불과 5년 남짓이다. 하지만 최근 다시 한 번 ‘발열’ 이슈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시스템 책상 역시 다시 한 번 진화가 시작됐다.

시스템 책상, PC방에 서다
PC방에서는 공간 활용과 도난 방지라는 숙원을 일부 해결해준 것이 바로 매립형 시스템 책상이다. 제한된 공간에 좀 더 많은 PC를 배치해 경쟁력을 높이고, 도난 사고를 예방해 금전적 피해와 영업 피해를 동시에 줄인다는 면에서 매립형 시스템 책상은 PC방에 아주 매력적인 아이템임이 분명하다.

PC방에서 매립형 시스템 책상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도 넘었다는 사실은 시스템 책상이 갖고 있는 공간 활용도와 도난 방지 효과가 PC방 업계의 요구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시스템 책상은 PC의 발전사에 따라, 인테리어 트렌드에 따라 크고 작은 변화가 계속 이어져 왔다.

 

주머니 속의 전쟁
시스템 책상이 PC방에 적합하고 매력적인 것은 맞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우선 그 첫 번째가 바로 수납, 즉 공간 문제다.

시스템 책상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PC를 매립해야 하는데, 그 공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수납공간에 준 변화가 고객에게 불편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

시스템 책상이 대중에 선보인 초기에는 책상 아래 수직으로 PC 수납공간을 내려 배열 공간을 좁히는 방식이 적용됐는데, 고객의 정강이가 PC 수납공간에 닿아 상당히 불편했고, 나아가 부상의 위험까지 있어 이내 시스템 책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낳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는 수납공간에 변화를 주어 고객이 좌석에 앉았을 때 발이 수납공간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필수 조건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외적인 멋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앉았을 때 불편함이 없는지 반드시 앉아보고 확인해야 한다.

 

수납공간의 역습
뜻하지 않은 수납공간의 불편함은 곧바로 변화로 이어졌다. PC를 눕히거나 케이스 새시 없이 수납하는 방식이 바로 등장했지만, 높이는 낮출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은 여전히 높았던 반면 고객이 활용할 수 있는 테이블 면적이 확연히 줄어들어 고객의 선호도가 매우 낮아 급격하게 도태됐다.

결과적으로 현재 가장 많이 사용 중인 방식은 하단 수납 방식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발이 닿지 않도록 위치를 조정하는 변화와 아예 수납공간을 테이블 위로 올리는 변화로 양분됐다.

우선 하단 수납 방식의 시스템 책상은 수납공간이 뒤쪽으로 비스듬히 설치되도록 각도를 변경했다. 여전히 고객이 발을 들어서 펴면 닿지만 일반적으로 발을 움직이는 수준에서는 닿지 않도록 한 것이다. 고객들이 책상 하단의 발판에 발을 올리는 경우가 태반이라 발판에 발을 올리는 정도로는 닿지 않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 상단 수납 방식으로의 회귀는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며 변화가 계속됐다. 최근에는 PC를 가로로 돌려놓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책상이 짝수 단위마다 2개의 PC가 서로 근접하기 때문에 케이블끼리 간섭이 없도록 PC 케이스 크기 및 케이블 정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상호 열교환으로 방열이 아닌 가열이 이뤄지지는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단 수납 방식이 공간 활용도가 높은 데도 불구하고 상단 수납 방식이 하나의 트렌드로 정착될 수 있었던 것은 PC 케이스 수납공간이 파티션 역할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별도의 파티션을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파티션을 인테리어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상단 수납 방식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발열의 잔광
시스템 책상의 숙명은 발열과의 전쟁으로 시작해서 발열과의 전쟁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버워치> 출시 이전 <리그오브레전드>만이 홀로 PC방 점유율을 독식하고 있을 당시에는 낮은 PC 사양으로 인해 발열이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열 배출 문제가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버워치>가 본격적으로 6코어 이상의 CPU와 GTX1050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활용하게 되면서 PC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배출하는 것이 본격적인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고 온라인게임으로는 역대 최고 PC 사양을 요구하는 <배틀그라운드>로 넘어오면서 열 배출은 시스템 책상의 가장 큰 숙제이자 경쟁력이 돼버렸다.

특히 인텔 6코어 이상의 CPU는 쿨링이 받쳐주지 못하면 시스템이 쓰로틀링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아예 다운돼버리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멀티코어 CPU와 고성능 GPU의 시대에 걸맞는 쿨링 성능이 CPU 쿨러뿐만 아니라 케이스 역할을 하는 시스템 책상에도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초기의 시스템 책상은 열팽창만을 이용한 상단 통풍구만 존재했지만, 열 배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40~60mm 쿨링팬 1~2개를 후면 혹은 측면으로 장착하는 형태로 발전했다가 최근에는 80~120mm 쿨링팬을 트렌드에 맞춰 상단 배기로 구성하고 내부 공기 순환을 돕는 팬 1~2개를 추가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튜닝PC에 적용됐던 상단 배기와 내부 공기 순환을 위한 서브 팬 개념이 시스템 책상에도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력전선
시스템 책상은 일반적인 PC 책상과 달리 무게와 가격 면에서 재설치나 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스템 책상은 최근 PC방에서 유행하는 주변기기를 흡수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우선 시스템 책상의 장점인 고객에게 넓은 테이블 공간을 제공한다는 개념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니터를 모니터 암으로 거치하는 방식이 선호되면서 모니터 암이 아예 기본 옵션으로 포함되기 시작했다.

상단 수납 또는 모니터 암이 부착되는 구조라면 그 공간을 선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고객이 가방이나 소지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공간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여기에 헤드셋 번지도 추가되기 시작했다. 상단 수납 형태일 경우 PC 수납 부위에 아예 헤드셋 번지를 부착해 통일하기도 한다. 하단 수납 형태일 경우는 칸막이 유리에 부착하는 형태로 헤드셋 번지가 대중화되고 있다.

테이블 위에 놓을 경우 관리가 어렵고 고객 불편을 야기하기 십상이기에 헤드셋 번지를 이용해 헤드셋 걸어놓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테이블 위에서 벽면에 걸어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최근의 헤드셋들은 거의 대부분 LED가 내장되기 때문에 이를 아예 PC방임을 강조하는 한편 인테리어로 활용하기 위해 칸막이 위로 헤드셋이 거치되도록 하는 것이 트렌드다. 또한 이렇게 공중에 거치해야 하는 만큼 얼마나 무게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부착돼있는지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튼튼한 하부 프레임도 반드시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PC 수납공간, 모니터 암, 모니터, 헤드셋 번지, 헤드셋 무게가 모두 뒤쪽 다리에 집중되기 때문에 하중 분산 및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정판의 유무는 시스템 책상 내구도와 직결된다. 당장은 문제가 없어보여도 몇 년 후, 어쩌면 몇 개월 후에 눈물을 머금고 시스템 책상을 새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마치며
시스템 책상은 가장 PC방스러운 아이템이며, PC방에 여러 이점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최근 PC 콤퍼넌트와 게임의 발전으로 인해 발열 해소가 매우 중요해졌다. 최우선으로 열 배출 정도를 이론이 아닌 실제 상황에서 점검하고 착석 편의성, 모니터 거치 방식, 헤드셋 번지, 하중 분산 구조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 시스템 책상의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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