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34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배틀그라운드’, PC방 업주들에게 참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다섯 글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초특급 흥행신화를 썼고, 개발과 운영 그리고 서비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관행을 파괴했다.

특히 PC방 업계에서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새로운 흥행작에 갈증을 느끼던 PC방에 청량제 역할을 했고, 비수기를 맞아 허덕이던 PC 가동률을 단번에 끌어올렸던 영웅적 면모도 있고, PC방 업주들에게 통갈이 PC 업그레이드를 강제했던 측면도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9년 현재 <배틀그라운드>의 입체감은 깊이를 더하고 있다.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찍던 데뷔 초의 패기 대신, PC방에서의 인기를 공고히 하려는 중견 게임의 인상이 더해지고 있는 것.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의 ‘우리동네 PC방 이벤트’는 이런 변화를 대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PC방 현장 이벤트를 진행한다. PC방에서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게임의 생명력을 보다 길게 가져가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달 열린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의 ‘우리동네 PC방’ 이벤트 현장에서 카카오게임즈 PC방팀 김선종 팀장을 만나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0월부터 PC방을 지원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고,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우리동네 PC방 이벤트’다.

평소 PC방을 자주 다닌다는 김 팀장은 PC 가동률 때문에 힘겨워하는 업주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느꼈다고 한다. 게이머들은 대회에 대한 니즈가 있지만 게임사에서 진행하는 PC방 대회가 전무한 현실 속에서 PC방 업주가 자체적으로 대회를 개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PC방 이벤트’는 여기서 출발했다. 경쟁하는 대회가 아니라 <배틀그라운드>의 재미를 다양한 측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PC방 이벤트인 이유다. 김 팀장은 “배그에는 다양한 종류의 재미가 있다. 플레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상황들이 다 재미요소다. 그런데 대회 형식을 강제하면 이런 재미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움이나 즉발적인 재미 요소에 의의를 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품은 단순히 킬/데스 스코어가 아닌 다채로운 즉석 미션에 제공했고, 마이크를 잡은 MC의 재담이 더해져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동네 PC방 이벤트’는 카카오게임즈가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 PC방 업주가 주최하는 점도 특징이다. 김 팀장은 “배그는 100명이 참여하는 게임이고, PC방 업주가 이런 인원을 통제하면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대회 준비과정까지 감안하면 업주 개인이 소화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때문에 카카오게임즈는 이벤트 경품과 진행을 최대한 지원하는 형태를 취하게 됐다.

다만 주최자는 게임사가 아닌 PC방 업주여야 한다는 철칙은 고수했는데 이 이벤트에서 게이머가 느끼는 즐거움은 PC방 업주가 만들었다는 생각에서다. 때문에 이벤트에 참여하는 게이머 모두는 PC방 이용요금을 지불하는 손님이고, 기획 단계에서 파일럿 이벤트를 테스트하며 업주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했다.

또한 게임사들의 대회는 아무래도 대형 매장 위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소형 매장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김 팀장은 “소형 매장은 소형만의 또 다른 매력과 분위기가 있다. 도저히 ‘각’이 안 나오는 매장이라면 연합 방식으로 묶어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도 3시간가량 진행된 행사를 함께하면서 “우리동네 PC방 이벤트를 통해 게이머들의 PC방 이용을 유도하고 즐거운 기억까지 남길 수 있다면 비수기 극복에 조금이지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카배는 인게임 혜택 없이 PC방에 과금하고 있고, 그래서 PC방 업주들에게 모종의 부채의식이 있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조금이나마 갚고 싶다. PC방 사장님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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