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월호(통권 3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갑진은 육십갑자의 41번으로, 납음(納音)은 복등화(覆燈火)다. 천간(天干)의 첫 번째인 갑(甲)은 청색, 지지(地支)의 다섯 번째인 진(辰)은 용이므로 올해는 ‘푸른 용의 해’라고 할 수 있다.

청(靑)은 목(木)이다. 봄이 오면 얼어붙은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이며, 하늘을 향해 솟구쳐오르는 나무다. 특히 갑목(甲木)은 대림목(大林木)이라 하여 크고 우람한 나무 혹은 울창한 숲이다. 뻗어나가는 힘이 있고 진취적인 기세가 두드러진다. 진토(辰土)는 대습토(大濕土)라 하여 비옥한 흙으로, 물을 댄 논과 같다. 노력이 투입되면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옥토 그 자체다. 복등화는 여린 불씨의 초롱불로, 바람에 꺼질 수도 있지만 어둠을 밝히는 불꽃이다.

그러므로 갑진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코로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한 해라 할 수 있다. 청룡의 기운으로 생장하는 나무가 PC방이라면, 이 나무가 자라날 토양도 충분히 마련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PC방을 옥죄던 다양한 규제들이 완화되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케케묵은 족쇄들도 잇달아 풀린다. 이원적으로 나뉘어져 있던 청소년 기준 통일이나, 청소년 유해업소 제외 및 선량한 PC방 업주 구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이제 PC방 업계는 결실을 맺기만 하면 된다. 다만 구슬땀을 흘릴 준비가 되었는지가 관건이다. 제아무리 좋은 땅을 가졌어도 씨를 뿌리고 밭을 갈지 않으면 수확할 곡식이 없는 법이다.

역술인들은 인묘진(寅卯辰)으로 조합된 호랑이, 토끼, 용을 커다란 변화라고 해석한다. 기존의 흐름이 단번에 뒤집힐 정도의 기운이 쌓였다가 터진다고 풀이하는 것이다. 2022년 임인년, 2023년 계묘년, 2024년 갑진년이 정확히 이 조합이다.

지난해부터는 진절머리가 나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됐고, PC 가동률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PC방을 옥죄던 다양한 규제들이 빠르게 완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와 정치권에서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움직임이 활발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지난 코로나 시기에 방역을 이유로 가장 큰 희생을 요구당했던 자영업·소상공인들이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3고 현상이 길게 이어지면서 PC방 업종을 포함해 자영업·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그러나 PC방 업계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도입하려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 이에 따른 성과가 주목되는 것도 사실이다.

용(龍)은 미래를 항해 날아가며, 과거에서 벗어나는 과감한 결단이다. 그래서 용은 새로운 왕조, 헤게모니 교체, 혁명이나 개혁을 상징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총선(4월 10일)이 갑진년(甲辰年), 무진월(戊辰月), 갑진일(甲辰日)이 겹치는 삼진(三辰)이라며 지각변동을 예상하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올해 갑진년은 용의 기운이 가득 들어찬 변화의 시간이며, 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분명 올해는 용을 타고 하늘 위에서 군림하는 PC방 업주가 있을 것이고, 수평선 위로 날아가는 용을 바라보기만 하는 업주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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