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 크래프팅과 테이밍, 전투가 합쳐진 샌드박스 게임 ‘팔월드(PALWORLD)’가 새해 시작과 함께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인기 순위와 동시 접속자 순위 1위를 모두 석권했으며, 국내 PC방에서도 단숨에 TOP10에 이름을 올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PC방 점유율 랭킹 TOP10은 신작 게임이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매우 보수적이다. 근래에 신작 게임이 TOP10에 진입한 사례는 ‘디아블로2: 레저렉션’과 ‘디아블로4’ 등 과거의 명성을 등에 업은 게임뿐이었는데,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팔월드’가 대체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봤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인데…
‘팔월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게임은 ‘팔’이라 불리는 몬스터들이 즐비한 세계에서 건축물을 만들고 농사를 짓거나, 전투를 펼치면서 자유롭게 모험하는 오픈월드 크래프팅 샌드박스 게임이다.

이 게임은 다양한 게임들에서 받은 영감을 조합해서 만든 느낌을 준다. 우선 게임의 중심인 ‘팔’은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전투 후 지쳐있는 ‘팔’에게 몬스터볼을 던져 테이밍하는 것이 포켓몬스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기술 습득과 상태창 및 무기는 ‘아크 서바이벌’과 닮았고, 전투 등 인터페이스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과 매우 유사한 느낌을 준다. 테이밍한 ‘팔’에게 노동을 시키는 모습은 ‘코난 엑자일’의 모드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일단 오픈월드 크래프팅이라는 장르답게 건축 방면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기지 건설과 기술 습득, 그리고 ‘팔’들에게 노동을 시키고 생산한 식량과 아이템을 자동으로 운반하게 하는 자동화 시스템도 구현했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팔’에게 시킬 수 있는 명령은 더욱 다양해진다.

‘게이머들이 뭘 좋아할지 모르니 다 넣어보겠다’라는 느낌인데, 이 경우 게임이 중구난방이 되어 특색을 잃을 수도 있지만 ‘팔월드’는 각 요소요소가 하나같이 대박 흥행을 끌어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기지 건설에 앞서 보관함을 설치한 후 아이템을 보관하면 직접 재료를 들고 있지 않아도 제작과 건설이 가능한 점은 매우 인상 깊다. 많은 크래프팅 게임에서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재료를 일일이 들고 다니도록 설정했지만, ‘팔월드’는 이런 불편함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재미만을 살리는 센스를 보여줬다.

기습적인 등장에 PC방 TOP10 진입까지
이처럼 ‘팔월드’는 다양한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해 소위 ‘표절 게임’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이 얼리액세스 출시와 동시에 판매 순위와 동시 접속자 순위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보수적인 PC방 점유율 랭킹에서 출시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TOP10에 진입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팀에서 유통되는 외국 게임이라 PC방 혜택이 전혀 없고, 할인하지 않으면 가격도 32,000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팔월드’의 멀티플레이 기능은 특정 유저가 호스트가 되고 타 유저들이 참여하는 형식이다. ‘GTA 온라인’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온라인 플레이보다 싱글 플레이에 적합해서 PC방 환경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많은 악조건에도 PC방 TOP10에 진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팔월드’의 인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스팀 이용자들이 게임 구매를 판단하는 주요 요소인 유저 평가에서 97%의 국내 구매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압도적 긍정’으로 분류되어 있다. 반드시 사야 한다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발 빠른 업주들은 이미 매장 PC에 ‘팔월드’ 설치를 마친 상태다. 아직 이 게임을 설치하지 않은 매장이 있다면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에 게임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이용객들의 핀잔을 들은 후에는 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