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3월호(통권 40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총선이 다가오자 정치권이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면서 PC방 업계에서도 주목해야 할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내년으로 예정됐던 전국 초등학교 ‘늘봄학교’의 전면 도입이 올해로 앞당겨진 것이다. 당장 이달부터 초등학생 PC방 이용객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서히 체감될 늘봄학교 상황을 미리 들여다봤다.

‘화들짝’ 교육부의 기습 발표
교육부가 지난달 2024학년도 1학기 초등학교 늘봄학교 확대 운영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하면서 일선 현장에 혼선이 일어났다. 교원 인력 수급에 난항을 겪으며 교사들 사이에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이미 발표를 마친 광역 교육청에서도 늘봄학교를 추가 운영하겠다고 수정 발표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늘봄학교 운영에 선정된 학교는 전국 2,741개교로, 전체 초등학교의 약 44%에 달한다. 지난해 2학기 기준 전국 8개 지역 459개 초등학교에서 운영했던 늘봄학교가 6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1학기 늘봄학교 선정 상황(2월 16일 기준)을 살펴보면 부산지역과 전남지역에서 각각 304개, 425개 초등학교가 선정돼 지역 내 모든 학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한다. 이어 경기도에선 975개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해 참여율이 73.3%를 기록했고, △제주(48.2%) △세종(47.2%) △충북(39.2%) 순으로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서울의 경우 전체 608개 초등학교 중 38개교(6.3%)에서만 늘봄학교가 운영되는 것으로 발표돼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그러나 교육부 발표 후 서울시교육청이 참여학교를 150개교까지 늘리겠다고 말을 바꿨다. 서울지역 초등학교 4개 중 1개교는 늘봄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새 학기 개학을 보름여 앞둔 상황에서 느닷없는 정책이 발표되자 상당수 학교에서는 교원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가 하면, 이미 퇴직한 교원에게까지 채용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기존 교원에게 업무가 가중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과도한 업무를 경계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PC방, 청소년 놀이문화에서 배제되나
지난해 제한적으로 시작한 늘봄학교 운영이 체감되지 않았던 터라 PC방 업계는 올해에도 이 사안에 대해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았다. 당초 교육부 계획대로라면 올해 늘봄학교 운영은 지난해 성공사례를 토대로 참여학교를 점차 늘려나간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계획은 1학기 늘봄학교 운영 대폭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당초 2025년으로 예정됐던 전면 운영이 올해 2학기로 앞당겨졌는데, 1학기 대폭 확대에 이어 2학기 전면 운영이 시행된다면 PC방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우선 이달부터 초등학교 인근 PC방의 초등학생 이용객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전남지역의 경우 관내 모든 초등학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좀 더 영향이 클 전망이다.

지난해 늘봄학교를 운영하지 않았던 △서울 △대구 △광주 △울산 △세종 △강원 △전북 △경남 △제주 지역에서도 올해부터 늘봄학교가 새롭게 운영되면서 낮 시간대 초등생 이용객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초등학생 때부터 형성되는 놀이문화에서 PC방이 점점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PC방을 이용하는 이유로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리기 위해’가 56.7%(1, 2순위 합산)로 가장 높았다. 때문에 늘봄학교 확대 운영이 PC방에 부정적인 것은 분명하다.

늘봄학교 전면 시행을 반년 앞둔 가운데, PC방은 당장의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그동안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에 앞장서 온 만큼 초등학교 늘봄학교 연계 프로그램에 PC방을 활용하는 컴퓨터 교육을 포함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건설적인 제안이나 논의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